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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지는 심장박동, 멈추는 시간 – 절대적 생물시계란 존재할까?

빛나는 레몬 2025. 7. 12. 16:07

느려지는 심장박동, 멈추는 시간 – 절대적 생물시계란 존재할까?

모든 생물에게 같은 시간이 흐를까?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는 것 같지만, 정말 그럴까요?
사람은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하루가 너무 짧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길고 지루하다고 느낍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의 차이가 아니라, 실제로 생체가 시간의 흐름을 다르게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인간뿐 아니라 동물, 식물, 심지어 세포조차도 **고유한 생물학적 시계(biological clock)**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생물시계는 단순한 24시간 주기를 넘어서, 수명, 대사 속도, 세포 노화, 감정 변화 등 인간의 전반적인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간과 생물학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절대적인 생물시계’라는 개념이 과연 존재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시간과 삶을 조율하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느려지는 심장박동, 멈추는 시간 – 절대적 생물시계란 존재할까?
느려지는 심장박동, 멈추는 시간 – 절대적 생물시계란 존재할까?

1. 심장이 알려주는 고유의 시간

심장박동은 인간이 갖는 가장 원초적인 생체리듬 중 하나입니다. 평균적으로 인간의 심장은 분당 60~80회 뛰며, 평생 약 25억 번 이상 박동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동물마다 박동수가 다르고, 수명도 그에 따라 비례하거나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설치류는 심장박동이 매우 빠르며 수명이 짧고, 거북이나 코끼리는 심장박동이 느리지만 수명이 깁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생물학자들은 ‘수명이란 총 심장박동수의 함수다’라는 가설을 세웠고, 이는 다수의 동물에게 적용 가능한 패턴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인간은 하루 24시간을 동일하게 경험하더라도, 개인의 생체리듬에 따라 다른 시간 속을 살아가는 셈입니다.

2. 나이를 재는 또 하나의 시계 – 텔로미어

노화는 시간이 흐른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이 지났으니 나이가 들었다’는 식의 설명은 불충분합니다.
최근 생물학은 세포 내부에서 시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추적하면서 ‘텔로미어(Telomere)’라는 개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에 위치한 DNA 조각으로,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점점 짧아지며 결국 분열을 멈추게 합니다. 이 길이의 감소 속도가 노화의 속도, 즉 생물학적 시간의 흐름을 결정합니다.
어떤 사람은 연령에 비해 텔로미어가 짧고, 어떤 사람은 길게 유지되어 생물학적 나이가 더 젊은 상태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스트레스, 수면 부족, 만성 염증은 텔로미어를 빠르게 소모시키고, 반대로 운동, 명상, 건강한 식단은 텔로미어를 보존해 노화를 늦춥니다.
이는 심리적 상태가 생물학적 시간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3. 시간을 잃는 병 – 생체시계의 고장

우리는 흔히 시차 적응이나 불면증 정도만을 생체시계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시간 자체를 상실하는 질환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알츠하이머병입니다. 이 병을 앓는 사람들은 단기 기억 뿐 아니라, 낮과 밤의 구분, 계절 변화, 시간 감각 모두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또한 우울증과 조울증 등 다양한 정신 질환에서도 생체시계가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고, 낮에는 무기력하며, 밤에는 쉽게 잠들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되죠. 이는 단순한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뇌 속 생체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고장 난 시간’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요?
최근에는 광 치료(Light Therapy), 규칙적인 수면 루틴, 사회적 리듬 치료 등을 통해 생체시계를 다시 설정하려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4. 각자만의 시간, 각자만의 리듬

우리 모두는 같은 24시간 안에 살아가지만, 각자의 몸은 그 시간을 다르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침형 인간으로, 어떤 사람은 밤에 가장 활발한 유형으로 살아갑니다.
이것은 게으름이나 습관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결정된 생체시계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크로노타입(chronotype)**을 분석하여 맞춤형 스케줄이나 업무 시간을 제안하는 ‘시간 기반 웰빙(Chrono-Wellness)’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몇 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규칙이 아니라, 내가 언제 가장 잘 작동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우리는 절대적인 시간이 아니라, 생물학적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절대적인 시간’이라는 개념은 점점 더 무너지고 있습니다.
각자 고유한 생체 리듬을 가지고 있고, 그 리듬이 우리의 심장, 세포, 정신까지 통제합니다.
우리는 똑같이 하루 24시간을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속도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숫자로 측정된 시간이 아니라, 나에게 적합한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관리이고,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